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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K의 강박증 (방구석 소설쓰기 EP.2-4)

by 강태식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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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에피소드

K는 정신과 의사다. 누가봐도 잘 살고 있지만 남들이 알지 못하는 고민이 많다.

 

K의 믿음 (방구석 소설쓰기 EP.2)

5년도 더 된 이야기다. 30살을 맞이하는 나이였다. 콩나물대가리를 닮아 별명이 '콩나물'이던 녀석이 친구K와 나(태식)를 술자리로 불러냈다. 친구K는 정신과 의사고, 나는 그들과 10년 지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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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박증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다. 갑자기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경쟁적인 삶을 살았다. 학교에서 '너 똑똑하구나'라는 말을 들은 순간부터 내 인생은 꼬여버렸다. 1등이 아니면 견딜 수 없었고, 최고가 아닐 바에야 안하는 것이 나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항상 노력보다 큰 보상이 나를 따라왔고, 원했던 대학, 원하던 학과에 진학했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무한한 경쟁의 굴레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20대의 나에겐 모든 것이 암흑이었다. 다 던져버리고 도망가고 싶을 때면 친구들이 말렸다. 콩나물 녀석은 도대체 뭐가 걱정이냐고 이해안된다는 표정을 지었고, 태식이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서로 다른 두 녀석의 장난 섞인 위로를 듣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나 일시적인 감정 회복 이후에는 또 다시 어둠이 밀려왔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출처: Unsplash 의 Florian Schmetz

 

차라리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만약 다시 태어나도 열심히만 살지 않을 것이다. 누가 봐도 대단한 삶을 살고 싶다는 오만한 생각을 일찌감치 버리고 자유롭게 살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누구보다 충만하게 살 것이다. 그러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공고장을 보았다. 생전 처음보는 장소였다.

욱하는 마음에 다들 위험하다고 기피하는 그 곳을 지원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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