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에피소드
나(강태식)와 가장 친한 친구K가 사고로 죽었다.
2. 갑작스러운 소식
처음엔 슬프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이해조차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K가 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해외에서 벌어진 일이라 누구도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창궐한 시기라 화장까지 마친 뼛가루만 한국으로 이송되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장례 절차가 끝나 있었다.
우리에겐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많았다. 만날 때마다 잊고 있던 이야기가 떠올랐고 하념없이 웃었다. 그 녀석과 같이 있을 때면 우린 항상 20살이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스라치게 허전했고, 살면서 가장 느끼고 싶지 않았던 기분을 또 느꼈다. 웃고 떠들고 싸우고 화해하며 진심을 나눈 친구였다. 서로 바빠서 기껏해야 일 년에 한 두번 보는 사이였지만 있고 없고는 느낌이 달랐다. 형제를 잃은 기분이었다. 앞으로 이런 관계를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한동안 일상 생활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녀석이 마냥 불행하다는 생각은 없다.
내가 아는 K라면 마지막 순간에 슬픈 표정은 짓지 않았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인생 퀘스트를 깨고 싶어 했으니까. 아마 나였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거다. 우린 헤어질 운명인거고, 보내야 할 인연은 보내야 맞는 것이다.
우리 둘의 추억은 이제 나만의 추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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