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내전 (방구석 소설쓰기 EP.2-5)

강태식 2024. 11. 3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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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에피소드

나(K)는 완벽주의자이다. 강박적인 삶에 지쳐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

K의 강박증 (방구석 소설쓰기 EP.2-4)

1. 지난 에피소드K는 정신과 의사다. 누가봐도 잘 살고 있지만 남들이 알지 못하는 고민이 많다. K의 믿음 (방구석 소설쓰기 EP.2)5년도 더 된 이야기다. 30살을 맞이하는 나이였다. 콩나물대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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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쟁터

그 곳은 한창 내전 중이었다.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의사가 필요했다. 그 곳으로 자진해서 지원했다.
 
내가 지내고 있는 상담센터는 전쟁터 내에 위치했지만 최후방이었다. 환자를 위해 깨끗한 물과 충분한 음식이 제공되었다. 육체적으로 열악할만한 상황은 아니었음에도 전쟁터 특유의 예민함과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몸이 지쳐갔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몸이 지쳐갈수록 내 눈은 또렷해졌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알 수 없는 에너지가 솟았다. 마치 전쟁을 치르듯 밤낮 없이 일했다. 몸은 말라갔지만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살쪄갔다. 

출처: Unsplash 의 Austrian National Library

 
이 생활도 익숙해졌다.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진료를 봤다. 모래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눈이 침침했다. 잠시 쉬며 담배 좀 피려고 덤프트럭 뒤에 몸을 쪼그렸다. 평소라면 작업용 10톤 트럭 뒤는 피했을텐데 오늘은 멀리가기 귀찮다. 일과를 마친 저녁이니 운행할 일도 없을 것이다. 동그랗게 몸을 쪼그린 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진한 담배연기가 오늘따라 유달리 상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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