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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살아야 할 삶'과 '살고 싶은 삶'의 조화, 시인 나태주

by 강태식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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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특강을 들었다.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1시간 넘는 강의를 서서 하시는 체력에 놀랐고, 쉴 틈 없이 웃게 만드는 유머를 곁들인 말씀의 깊이에 더 놀랐다. 사이토 타카시*가 말했듯 글을 잘 쓰는 능력과 말을 잘 하는 능력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나 보다.

 

* 사이토 타카시의 '훔치는 글쓰기'

 

글을 잘 쓰기 위한 최고의 방법 (훔치는 글쓰기, 2024)

사이토 다카시의 책, 훔치는 글쓰기(2024)를 읽고 쓰는 후기이다. 저자는 글을 잘 읽고 쓰기 위해서는 '감정적으로 읽고 정직하게 써라'고 말한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글쓰기 책임에도 불구하고

dictate.tistory.com

 

'살고 싶은 삶'을 살기 위해 '살아야 할 삶'을 먼저 사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생의 순서다

 

특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이다. 시인께서도 본인의 말씀을 몸소 보여주고 계셨다. 젊은 시절에는 교사로 낮 시간을 보내고 퇴근 이후에는 하념없이 시를 쓰셨다고 한다. 교사는 본업이고 시인은 생업이라고 할만큼 시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열정적이셨다. 그의 열정이 내게 전달되어 심장이 뛰었고, 덜 하고 더 얻고 싶어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시인은 딸이 어릴 때부터 함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 아이가 커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되었다고 함박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또한 같은 남자로서 자랑스러운 딸을 둔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한없이 부러웠다. 웃다가도 곧이어 시를 줄줄 외우는 모습은 진정 프로 시인의 모습이었다.

 

'살고 싶은 삶'에 다가가기 위해 '살아야 할 삶'에 치인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시간이었다. 좋았다.

 

 

다음은 특강에서 하신 말씀이다.


- '우리'라는 단어를 쓰는 대한민국은 공동체 정신이 기반이다. 예: 우리나라, 우리엄마, 우리학교
- 살면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자면 '자존감'이다. 나는 나다. 
- 살아보니 돈과 권력이 중요하다. 적절히 조절하며 살아야한다.
- '독서삼여'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겨울, 밤 그리고 비올 때

- '기소불욕 물시어인'이다.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아라.
- 헤르만 헤세는 '시인이 아니면 아무 것도 되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생업이란 그런 것이다.
- 여든을 앞둔 나도 서툴다. 이 말은 '서툰 것이 곧 본질'이라는 뜻이다. 서툰 것에 너무 마음쓰지 말아라.
- 딸이 '승어부' 하기를 바란다. 아버지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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