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의 책, 훔치는 글쓰기(2024)를 읽고 쓰는 후기이다.
저자는 글을 잘 읽고 쓰기 위해서는 '감정적으로 읽고 정직하게 써라'고 말한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글쓰기 책임에도 불구하고 독서를 하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한시라도 빨리 글을 읽고 쓰고 싶게 만드는 '독서 자극제' 같은 책이다.
1. 감정적으로 읽기
독서의 목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에게 독서는 '지식 습득'이었다. 독서 전에는 책이 전달하는 '지식'에 집중했고, 독서 중에는 최대한 감정을 빼고 '객관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다 읽고 나면 책의 주요내용을 '요약'하려고만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감정적'으로 독서하라고 강조한다. 각자의 감정이 동요되는 '관점'을 찾고 '키워드'를 따라 읽으라고 한다. 맞고 틀린 것은 없으니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감정을 느끼라고 한다. 그렇게 읽고 나면 자연스레 글이 내 것이 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한다.
2. 정직하게 쓰기
이 책을 읽다보면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2017)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왜냐하면 '언어학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소설가'인 스티븐 킹과 아주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2017)에서 글쓰기를 할 때 '직관'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다. 글의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쓰기를 한다고 한다. 어떤 소설이 될 지 글을 쓰는 자신도 궁금해하며 무아지경에 빠진 채 글을 쓴다고 하였다. 따라서 독자들은 스티븐 킹의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에 빠지게 된다.
반면, 사이토 다카시는 '관점'을 분명하게 정한 뒤 글을 쓴다고 한다. 관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발문' 과정도 거친다. 이를 통해 다카시의 글은 진하고 명료해진다. 읽는 사람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정직한 글이 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집필 방식을 선호함에도, 한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자신의 집필 방식에 '호기심'과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내내 스티븐 킹은 '상상하기 힘든 불확실성'에 호기심을 가지고, 사이토 다카시는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3. 마무리하며
사이토 다카시의 글을 대하는 방식에 동의한다. 읽기와 글쓰기는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야 의미있는 것이며,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결국 '감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책을 고상하게만 대하려고 했던 나에게 '책은 지저분하게 읽어라', '감정을 촉발할 수 있는 글을 써라'와 같은 문구가 와닿았다.
요즘 SNS, 블로그가 그 사람만의 자기소개서가 되는 느낌이다. 주로 시각적으로 뽐내고 싶은 이는 SNS를 사용하고, 생각을 드러내고 싶은 이는 블로그를 사용하는 듯 하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든 요즘 사람들은 예전보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글을 자주 쓰게 되었다. 이왕이면 글을 잘 쓰는 것이 좋지 않겠나. 사이토 다카시도 본업인 '교수'보다 '작가'의 유명세가 훨씬 더 높으니 말이다. 게다가 글을 잘 쓰면 자연스럽게 말을 잘 하게 된다고 한다. 언어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하는 말이니 믿어볼 만 하지 않겠는가.
4. 책 주요내용
다음은 책의 서평들이다.
ㅇ 백마디 말보다 강력한 문장의 힘
ㅇ 훔치듯 간절하게 읽고 나만의 스타일로 에지있게 써라
ㅇ 이제 글쓰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음은 기억에 남는 문구들이다.
9쪽. 나는 쓰기 위해 읽었다
17쪽.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쟁이 심한 이 사회에서 조용하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글을 써, 본인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있으니까 말이다.
33쪽.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반드시 앞에서 언급한 대로 '그 책 중에서 어디가 가장 재미있었는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39쪽. 독서란 따로 시간을 내서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과 동시에 진행할 수 없는 일은 거의 없다. 잘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56쪽. 읽은 것을 더 잘 기억하려면 읽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상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사람이 아니어도 서평 노트를 만들어 읽으며 느낀 것을 써내려가도 좋다. 그렇게 뭔가를 남기려는 생각만으로도 독서의 질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
64쪽. 책은 다시는 헌책방에 팔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하게 보는 것이 좋다. 밑줄 긋고, 메모하고, 접고 하면서 읽으면서 동시에 생각을 같이 정리하는 것이다... 인용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권하는 방법은 3색 볼펜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 떄, 빨강, 파랑, 초록이 들어 있는 3색 볼펜을 늘 사용한다... 우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빨간색으로 밑줄을 긋는다. 그다음 '정보로서 중요한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시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거나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은 초록색으로 줄을 친다.
83쪽. 문장은 자고로 정직한 것이 좋다. 주술 관계가 명확한 쉬운 문장일수록 좋다는 것이다.
88쪽. 어떤 글쓰기 주제가 정해지면, 키워드를 설정하여 보는 '관점'을 분명하게 정리한 뒤에 글쓰기를 시작하자. 그래야 논리정연한 문장을 쓸 수 있다.
90쪽. '질문'이 아니라 '발문'을 잘해야 한다
92쪽. 관점을 정했다면 다음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발문을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싫어도 길고 내용이 있는 문장을 쓸 수밖에 없다...관점을 비트는 방식...성공과 실패, 장점과 단점, 이점과 불리한 점, 가능과 불가능... 기존의 것과 다른 점...
96쪽. 키워드만 찾으면 읽기도, 쓰기도 쉬워진다... 키워드가 보이게 되면 여기는 중요하고, 여기는 지나가도 괜찮고 하는 식으로 글을 읽을 때 집중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속독의 출발점에 서게 된다.
113쪽 글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제일 처음에 배치하자.
128쪽. 뭔가에 촉발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감화를 받거나 영감을 떠올리는 것과 비슷한 행위라 할 수 있다. 글은 바로 그런 힘을 이용해 쓰기 때문이다.
133쪽. 바야흐로 좋은 문장이란 자신의 감성을 흔든 내용을 넣는 것이다.
136쪽. 키워드를 빼먹지 않는다...글을 쓸 때 또 하나의 포인트는 키워드를 넣는 것이다.
141쪽. 자신의 의견에 대해 써야 할 때,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깜깜하고 그와 관련된 자신만의 경험이나 키워드 역시 떠오르지 않을 때, ... 긍정하거나 부정하거나...관점을 약간 바꿔서 쓰거나...
167쪽. 어차피 완벽한 사람이란 없고, 기업 입장에서도 완벽한 사람보다는 서로 상호보완이 가능하며 그래서 단점이 있더라도 한 가지 우수성이 있고 유연하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168쪽. 기업은 상사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자기 안에서 플러스알파의 고장을 거쳐 더욱 발전된 알을 가져갔을 때 인재로 인정한다.
174쪽. 뭔가를 함께 한다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받아들이는 것'과 '의문을 갖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조직을 이루어 공통의 작업을 할 떄, 그 두 가지는 너무나 중요하다.
176쪽. 화술을 글쓰기와 함꼐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독서와 글쓰기가 된다면 대화의 기술은 바로 해결되는 데도 말이다.
178쪽. 독서와 글쓰기는 이 냉혹한 사회를 헤어엄쳐 건너가는 수영법을 몸에 배게 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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