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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친구의 코피 ('무례함'에 대하여)

by 강태식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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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시작하며

'무례함'에 대하여 생각해 보다가 쓰는 글이다.
 

1. 코피

초등학교 때 친구랑 싸웠다. 코피가 났다. 그 친구의 코에서.
그런데 내 코에 통증이 느껴졌다. 친구의 아픔이 내게 오롯이 전해졌다.
그 아픔 덕에 싸움은 진전되지 않았다. 그 날의 아픔이 잊혀지지 않는다.

출처: Unsplash 의 Annie Spratt

 

2. 학창시절

남고의 학창시절은 정글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친구와 잘 지냈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건강한 신체와 정신 덕분에 별 탈 없었다.
 
가끔 다툴 일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코피 사건'이 떠올랐다.
상대가 상처 받는 것이 나의 상처가 될 것만 같았다.
내 대화 방식은 늘 상대의 입장에 있었고, 상황은 곧 누그러지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언젠가부터 다툼 자체를 피하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다.
 

3. 사회

그러나 사회는 달랐다. 다투는 일이 본질이라 생각될만큼 싸워야 할 일이 많았다.
육체적 싸움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아프더라도 내 입장을 피력해야 할 일이 많았다는 뜻이다.
많이 설명했고, 많이 들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설득했고, 그들에게 설득 당했다.
 
그렇게 내 싸움 스타일을 찾아갔다. 배려를 기본으로 하되, 상대방의 무례함은 참지 않는 걸로.
 
비즈니스에서는 누군가의 배려를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배려는 당연히 여기고, 본인의 무례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말한다.
그런 관계에서는 보통 을이 먼저 포기한다. 슬픈 현실이지만 이상적이지 않다.
 

4. 마무리하며

서로가 먼저 배려해 주는 관계가 최고다.
인생에서 그런 관계를 만난다면 무엇보다 소중히 여길 것이다.

이제는 '코피 사건'의 기억을 지우고 싶다.
서로 배려하는 관계를 찾는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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