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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노블리스트를 읽고 쓰는 글이다.
난해하고 어지러운 책이었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은 후 남은 감정은 책의 표지처럼 불쾌했다.
보통 책 표지는 그 책의 얼굴이기에,
책의 흥미롭고 중요한 내용을 추려서 적어놓는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중요한 표지에 변기, 똥 이야기를 날린다.
나는 얼른 똥을 싸고, 닦은 뒤, 손을 씻고, 부엌으로 가서, 노트북 앞에 앉은 다음, 소설을 쓸 것이다.
<책 노블리스트> 표지에서.
책의 표지를 읽었다면 이 책을 다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작가가 기상한 후 약 3시간에 걸쳐서 '똥을 싸고, 손을 씻고, 소설을 쓴' 이야기기 때문이다.
세줄요약을 해보자면
8시 14분, 기상 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각종 SNS에 정신이 팔린다.
9시 31분, 정신을 차리고 본인이 쓰고 있던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0시 30분, 자리에서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산책을 나간다.
그리고 이 문장을 마지막으로 소설을 마무리한다.
" 나는 계속 길을 걸어가다가, 뒤로 돌아섰다."
음...
작가의 평범한 오전 3시간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소설이기에,
이 외 딱히 기억나는 줄거리는 없다.
이런 유형을 메타소설(소설 속에 소설 제작 과정 자체를 노출시키는 소설기법)이라고 한다는데,
만약 이게 소설이라면, 작가가 된다는 건 어쩌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 아닐까?
작가가 되고 싶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든 시작을 어려워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깊은 깨달음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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